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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린 시절에 만난 부랑자, 프랑수아즈 사강 (가만히, 걷는다 中)
p63 어느 날 그는 지겨워졌다. 불현듯 그의 인생이 흘러가고 있다는것과 정작 자신은 그 흘러가는 인생을 볼 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을 보고 하늘을 보고,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사는 거죠. 그것뿐입니다."
Culture/Book
2023. 4. 20. 07:04
[책]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린 것에 대한 후회 혹은 돈보다 센스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림, 드니 디드로(가만히, 걷는다 中)
p47 왜 간직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서로를 위해 존재했는데. 그것은 불편함 없이 내 몸의 모든 굴곡에 딱 맞았으며, 나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다른 것은 뻣뻣하고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며, 그것의 배려는 나의 욕구와 맞지 않는다. 가난은 언제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니까. 먼지로 뒤덮인 책은 옷자락으로 닦았다. 펜촉에서 흘러나오지 않는 굳은 잉크는 가운의 옆구리를 빌렸다. 그곳에 길게 그어진 검은 줄은 그 옷이 내게 얼마나 유용했는지를 보여줬고, 그 긴 줄은 문학을, 작가를, 일하는 사람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게으른 부자 같다.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의 보호 아래에서 나는 하인의 어설픔도, 나의 서투름도, 불꽃이 튀는 것도, 물이 떨어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나의 오래된..
Culture/Book
2023. 4. 12. 21:00